용인 에버랜드 근처에 자동차박물관이 있다고는 들었는데, 제주도 자동차박물관을 가고는 비슷한 컨셉일 거 같아 가볼까라는 생각도 안했었답니다. 1박2일 일정으로 용인을 가다보니 하루는 수영장에서 너무 열심히 놀면 다음날 체력도 안되고, 더구나 폭염에 에버랜드 가는 것은 엄청난 각오가 필요했기에 실내 박물관을 택했습니다.

박물관 앞엔 클래식카들이 단색으로 도색되어 조형물처럼 전시되어 있었고, 실내로 들어가니 시원하게 명차들은 구경할 수 있었네요. 전세계 자동차 역사를 볼 수 있었고, 잘 도색된 다양한 디자인과 시대의 명차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예전에 가성비 최고로 튼튼하고, 활용도가 좋기로 유명했던 프라이드. 과거의 인기를 기대하며 후속 모델이 나오긴 했지만 애매노호한 포지션으로 인기를 끌진 못했던 거 같더군요. 예전에 지인의 중고차로 사람 많이 태우기 시합을 해서 20명 가까이 들어갔던 기억이 납니다.^^ 폐차 직전의 차 였기에 무모한 도전이 가능했던 것이니 부디 차를 생각하신다면 따라하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클래식카들이 웅장하고, 화려하게 진열되어 있었는데 아마 외국에서 중고차를 사들여서 복원하고 새로 도장하고 광택을 내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삼성 SM5시리즈 국내 생산 1호차! "삼성이 만들면 다릅니다." 라는 광고로 기대감과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 차이기도 하지요. 총수의 관심이 큰 자동차 분야였기에 애정도 남달라서인지 이 차는 지금도 쌩쌩하게 잘 달리는 거 같습니다. 르노로 넘어간게 안타깝죠. 저 역시 삼성차를 사려다가 정책상 가격 할인이 불가하다고 해서 포기했었지만 그만큼 가격 차이가 안나서 좋은 거 같기도 합니다.

미니카들도 전시되어 있었고, 전시장 입구엔 장난감 같은 축소 모델 전시공간도 있었고, 장난감이나 기념품을 판매하는 매장도 있었답니다. 실제 차는 못사더래도 소장하고 싶은 아이템들이죠. 커피나 간식을 파는 곳은 외부에 편의점이 있었는데 너무 더워서 밖은 거의 돌아보지 못했네요. 밖에 증기 기관차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호기심에 직접 가보니 식당차였는데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닌 도시락이나 간식 등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생각보다는 괜찮은 박물관이었습니다. 아이들도 구경하기 괜찮고, 짧게는 한시간 정도 둘러보면 좋을 거 같습니다. 가이드 분이 설명해주시는 코스도 있고, 두 군데정도는 차에 탑승해서 사진도 찍을 수 있습니다. 물론 약간의 대기줄은 필수구요. 제 차가 오래되서 폐차시기를 두고 얼마 전부터 고민중이었는데 디자인이 예쁘거나 특별했다면 소장을 해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는 없어 보이는게 함정이구요.

박물관 내에 자동차의 역사와 공헌한 인물들 소개도 잘 되어 있는데, 잘 살펴보시면 좋습니다. 최근에 안 사실이지만 카를 벤츠 부인의 도전이 있었기에 지금의 벤츠 명성이 가능했다는 사실도 놀라운 부분이었습니다. 발명가도 아니고, 수리공도 아닌 부인이 친정집에 다녀온다는 편지를 남기고, 두 아들과 직접 100km 먼 거리를 무작정 이동했다는 사실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더군요.

우리나라 자동차도 무한 성장을 해왔죠. 1950년대 미군용차를 개조해서 만든 시발자동차를 시작으로 지금은 세계에서 사랑받는 made in Korea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TV에서도 오래전 국민차였던 티코가 동남에선 택시로 인기가 높다고 했고, 오래된 버스들은 도색도 하지 않고, 노선번호와 한글로 된 차체 그대로 외국에서 다니는 모습도 방송되었죠. 화물차는 부품을 일일이 분해해서 컨테이너에 가득 채운 후 아프리카 등지에 수출해서 재조립이나 부품으로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2년 전 남아공에 갔을 때도 IT엔지니어 왈 자기 딸에게 국산차를 사줬는데, 정말 싸고, 잔고장도 없고, 최고라고 엄지척을 해줘서 제가 다 뿌듯했답니다.

요즘 아니 그동안에도 여러가지 차량 결함, 리콜, 급발진, 오작동 등 논란이 많았습니다. 제 차도 초기엔 말썽이 많아서 맘고생, 몸고생이 심했답니다. 전자제품도 그렇지만 특히 자동차는 25,000여개의 많은 부품으로 이루어 지다 보니 어디 하나 결함이 있거나 불량이 발생하면 고장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설계자체의 문제거나 부품 불량이면 요즘처럼 사회적으로 이슈가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나마 제조사가 양심적으로 자발적 리콜을 해주면 감사하죠. 모든 분야가 그러하듯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으로 인해 어떻게 하면 저렴하게 빨리 새로운 기능을 탑재하면서도 디자인과 탁월한 성능을 앞세운 자동차를 만들까 연구하다 보면 초심을 잃거나 중요한 부분을 소홀히 할 수 있는 거 같습니다. 꼼수를 쓰거나 빨리 임시방편으로 어찌 해보려 한다거나 괜찮겠지 하면서 뭍어 두었다간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가고, 자칫 생명에 위험을 가할 수도 있습니다.

 제 차도 열심히 결함들을 해결하고, 관리를 잘 한 탓에 지금은 처음 구매했을 때보다 오히려 연비도 좋아지고, 문제점들도 개선되고, 주행 만족도도 높아졌습니다. 장인정신으로 양심적으로 만든 명차들이 수십년에 지나도 사랑받는 이유를 제조사들이 다시 한번 돌이켜 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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